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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에 자리가 없다는데 일단 영입하면 사다리사이트 쩌리들이 알아서 나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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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건 지금으로써는 솔직히 그 자체가 사다리사이트 가치를 창출한다고 말할 수 없어. 사람들의 인정이 필요해. 최소한 주식의 기본적 분석은 여기에 적용되기 어렵고 수급의 원리가 적용되는 거야. 글쎄, 주식으로 치면 가치주라기보다는 성장주지. 스토리를 만들어 올라가는 주식도 많거든. 가격변동의 결과물로 나타나는 기술적 분석은 주식에는 매우 중요한데 이 경우는 사례가 없으니 그 역시 적용하기는 어려워. 결국 인기를 먹고 사는 대상이 될 운명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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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분석. 가상화폐를 사려는 수요와 공급의 분석이 가격을 결정한다는 생각에 임의로 가치를 정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블랙박스처럼 아무도 모르는 것이리라.


 

생각을 조금 더 했으나 도무지 어떤 가격으로 해야 할지 참고할 기준이 없었다. 보상의 개념으로 처음에는 채굴이 쉽다는 릭의 말만 귓전에 맴돌았다. 지급수단이고 하나의 가상의 세계에서 통용되는 결제 수단이라면 처음부터 높은 가격에서 시작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생각을 하였다. 물가안정도 고려하고 2100만개란 숫자도 생각하여 낮은 금액으로 정하고 싶었다. 릭의 의견을 따라 최소 단위는 내 이름을 딴 1 사토시로 하였다. 1사토시는 0.00000001 BTC(비트코인의 단위)이다.


 

“음. 너무 비싸면 그러니. 1BTC를 1센트 미만으로 하자. 좀 더 생각해 보고 정확한 숫자를 정할게. 1센트도 안 된다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니야. 중요한 것은 이것을 우리가 창조하였다는 거야. 그리고 이 지갑에 들어 있는 것은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진 것이야. 우리가 만든 아나키스트의 세계. 아무런 계급도 없는 평등한 세계시민의 번영을 위한 세계. 그 세계로 내가 첫 발걸음을 내디딘 것은 아주 감사한 일이야. 이 축복은 다 너희 부부의 덕택이다.”


 

릭 역시 가격에는 별 의미를 두지 않았고 내가 정한 대로 따르려고 했다. 그리고 보충 설명을 했다.


 

“빌, 현재 비트코인을 가진 사람은 너뿐이야. 우리는 나중에 참여할 거야. 네가 전송할 사람을 찾아야 해. 그게 너의 첫 번째 미션이야. 현재는 지불 수단으로 전혀 쓸 수 없기에 가격이 의미는 없어, 앞으로가 중요해. 음, 전에 말했던 것처럼 코인의 양은 계속 줄어드는 식으로 발급이 된다. 처음 4년 동안은 10분당 50개. 그 후로는 10분당 25개, 2140년에는 공급량이 0이 되는 형식이야. 처음에 누가 이것을 돈이라 생각하겠니. 우리가 채굴을 유도해야지. 처음에는 네가 채굴을 할 수밖에 없어,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게 처음에는 어렵지 않아. 네 컴퓨터로 채굴이 가능해.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비트코인이 인기를 얻는다면 채굴이 어려워지지. 사람들이 우리 시스템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현재로써는 가장 중요해. 신뢰의 바다로 생각하길 간절히 기도한다.”


 

고개를 끄덕였다. 릭 부부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포도주를 들이켜며 한참을 웃고 떠들었다. 헤어질 무렵 릭이 말했다.




“자, 여기서 블록을 캐는 거야. 일단 캐서 너의 지갑에 담아둬. 창세기가 생각나네. 제네시스(Genesis) 블록을 만드는 거야. 50개 비트코인 ‘블록’을 만드는 거야. 재미있을 거야. 황금을 처음 캐는 빌. 그대는 신뢰로 가는 약속의 땅에 제대로 착지해야 한다네. 비트코인을 널리 알릴 의무를 너에게 부여하마. 너 이외의 사람을 네트워크에 초대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하도록 기도하마.”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릭의 지시로 제네시스 사다리사이트 블록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프린트하였다. 릭네 부부와 함께 하는 작업이라 재미가 있었다.




해가 지고 밤이 찾아 왔다. 그들과 헤어지는데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이제 내게는 비트코인의 왕국을 건설할 의무가 주어졌다. 모두가 동등한 자격으로 속세에 더럽혀지지 않은 깨끗한 땅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후 6일 동안 프로그램을 돌리고 함수를 풀며 10분 단위로 4만3000개 수준의 비트코인을 캤다. 혹시 이것이 황금 덩어리가 될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릭을 생각하니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중개인을 거치지 않는 지급결제 수단이라는 이상을 향하여 한발 한발 나아갈 것이다. 비트코인을 채굴해서 계정에 적립하는 것은 컴퓨터에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 프로그램을 다운받아서 실행하는 것만큼 쉬운 일이었다. 

 

채굴에 너무 열중한 것이었나? 이상한 꿈을 꾸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전 세계의 유저들이 서로 접속하려고 난리였다. 그들은 '중앙은행을 무너뜨려라'는 머리띠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채굴을 위해 상당한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특수 창고같이 생긴 곳에 대형 컴퓨터가 여럿 있었다. 누군가 비싼 전문 장비라고 소리를 쳤다. 꿈에서 깬 후 창밖을 보다 산책을 한다. 아침 공기가 매우 차다. 정신을 차리고 집에 들어와 컴퓨터 앞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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