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레알로 와야된다 이런 것도 아니고 사설 토토 승인전화 같이 뛰고 싶냐? ㅇㅇ 뛰고 싶음 이게 문제가 될만한 발언인가 싶음

감독님은 선수들과 사적으로 연락하는 것도 좋아하는 사설 토토 승인전화 편이었다. 가끔 핸드폰을 보면 감독님으로부터 뜬금없이 페이스타임이 올 때가 있었다. 그냥 갑작스럽게 ─ 안부 괜찮은지 보려고.

처음에는 그게 굉장히 이상하게 느껴졌다.

감독님이 전화해서는 “헤이 제시, 뭐하고 지내나?”

나는 “어, 그냥 TV 보거나 하면서 시간 때우는 중인데요... (어색한 침묵) 감독님은 뭐하고 계세요?” 하고 답하곤 했다. 하하하!

그게 재밌기도 했고, 또 분명 감독님이 선수들을 얼마나 신경쓰는지 보여주는 일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상에 관해선, 그래, 꽤 힘들었다. 감독님이 극도로 싫어했으니까.

그때 이후로, 원래의 내 위치로 다시 돌아올 수가 없었다. 육체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힘든 시간이었다. 축구와 관련 없이도, 당시 어머니께서 우울증에 시달리고 계셨다. 전에 그 얘기를 한 적도 있고, 오늘의 주제는 아니니까 더 길게 언급하진 않겠지만 ─ 그 상황도 내게 영향을 미쳤다. 어머니의 일 아닌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건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었다. 사설 토토 승인전화 하지만 부상에서 회복되어 다시 경기에 나서게 되었을 때도…, 나는 내가 아니었다. 가족들이 계속 경기를 보러 왔지만 내 모습을 보기가 힘들었다. 가족들은 말하곤 했다. “이건 네가 아니야. 네 아우라가 안 느껴진다.” 내가 경기장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경기들이 그저 흘러 지나갔다. 유령이 된 것 같았다.

어느 경기 전에는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내게 다가와서 “오늘은 내가 아는 제시 린가드를 볼 수 있었으면 하는데.”라고 말해준 기억도 난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거라곤 “친구, 못하겠어. 이건 내가 아니야!”뿐이었다.

나는 축구를 사랑한다. 목숨을 바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 당시 나는 “더 이상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